질베르 루이지(Gilbert Luigi, 미술평론가) - 임동락의 조각세계 - 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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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3-12-22 17:26 조회 964hit 댓글 0comment본문
1953년에 태어난 임동락은 그 다음 세대에 속하는데, 그는 한국에서 조각가가 되었고 전적으로 작품활동들을 고국에서 해 왔지만 늘 다른 문화권들에 대해 열려있는 작가였다. 20여 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26세의 나이로 조각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임동락은 석재, 청동, 스텐레스 같은 매끈매끈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끊임없이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임동락의 정형적 언어는 기초적 기하학 ㅡ 정사각형, 직사각형, 삼각형, 원 ㅡ 에 입각한 엄격한 수치적 측정 속에서 대다 수가 표현된다. 형태가 완벽한 테크닉으로 구현되었다 할지라도 미니멀리즘적 의도로 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런 작품들은 그 공간적 특성으로 강한 인상을 남겨준다. 즉, 작가는 주문을 받아 공공장소에 수많은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세웠는데, 공간적 특성이라는 측면은 작품의 표현성과 대중의 반응을 크게 결정짓게 되는 것이다.
실상. 이런 작품들은 시각적으로나 체감적으로, 관객들이 환경과의 각별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기 위해 구상 되어졌는데, ‘Point-산, 바람, 바다(부산, 1988)’ 또는 Point-태양의 도시(부산, 1995)‘와 같은 작품들이 그 예 이다. ‘Point-태양의 도시’는 특별히 공간을 향하여 열린 작품인데, 마치 꿈에서처럼 작품을 둘러 싼 현실이 놀랍게 변형되어 수많은 이미지들이 굽어진 작품 내벽에서 반향되고 있는 작품으로서, 반들반들한 스테인레스 스틸의 재질로 된 세 개의 수직적 구조로 구성되어진 작품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 속에 빠져든 관객들은 거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작품과의 시적 교감속에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면에서, 작품을 압도하는 듯 육중하게 솟아오른 배경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작품이, 크기의 차원을 훨씬 넘어서서 작품 자체가 자신의 존재를 뚜렷이 드러내어 보인다. 그리고 이는, 다섯 개의 요소로 된 변조하는 기둥 종류인 ‘Point-원형질2(서울, 2002)’의 예와 같이 은밀한 중에 무한히 이어질듯한 상승감을 느끼게 하며 감각기관을 사로잡는다.
거의 30년전부터 기묘하고 정교한 구성 속에서 물방울 작품들을 일관되게 발전시켜 나간 한국의 화가 김창렬의 경우와는 달리, 우리는 임동락이 한가지 착안에 의해 작업을 영속시켜가는 작가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는 알려지지 않은 탐험가이다. 그의 작품은 완결된 각각의 새로운 테마에서 비롯되어 변주곡들과 같은 여러 가지 작품들이 형성되지만, 그 하나하나가 자체로서 한 작품을 이룬다. 이와 같이 테마를 출발점으로 한 변주곡적 그의 작품은 시리즈 작품들 혹은 연속 싸이클로 구성 되어지는데, 이 주기는 작가의 예술행로의 변천 과정 속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조각가로서의 임동락은 어떤 테크닉을 사용하든지, 출중한 작업을 해낸다. 이와 같이 테크닉이 훌룡하게 처리되어 완성된 작품들을 볼 때, 그가 자신이 선호하는 재료를 선택하여 작업을 해 나가는 그 기쁨이 우리에게 잘 감지된다. 또한 그는, 작품을 구상하고 표현함에 있어, 자신의 예술적 상상력을 매우 효과적인 컴퓨터 프로세스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표현해 내는 매우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이다.
결국 이렇게 제작 되어진 작품들은 완성된 모더니즘의 표현이기에 앞서, 아시아의 오랜 전통 속에서 가르쳐 온 바와 같이, 음양의 운행이 이루어지도록 해 주고 작품 속에 숨결을 불어넣어 주는 '비움(空)'의 원리가 깊이 담겨진 소우주들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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